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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길고양이 생후 1년 넘기는 개체 10% 미만”

와이뉴스 2020. 5. 14. 23:47

이용철 <길고양이 친구들> 커뮤니티 대표

길고양이는 오래 살지 못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 먹고 사는 이들은 주로 맵고 짠 음식이 신장이 약한 그들의 몸에서 ‘독약’과 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길에서 보이는 고양이들은 거슬러 올라가면 어느 집의 고양이였다. 태생적 길고양이는 없다는 것.

 

2008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조차 민원에 의해 길고양이를 살처분했다. 단지 보기 싫다는, 울음소리가 거슬린다는 이유로.

 

이용철 <길고양이 친구들> 대표는 이러한 길고양이를 돌보는 <해피캣> 쉼터도 운영하고 있으며 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대표이기도 했다. 그는 반려인들에게 딱 한 가지 사항만을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반려동물은 ‘가족’이라는 것. 그에게 길고양이 관련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용철 대표와 고양이 삼남매. 이용철 대표도 3묘 집사다. 흰둥이는 라카디마, 한 눈이 없는 아이는 헤라, 통통한 아이는 토르다. 라카디마는 보츠와나 오카방고 언어로 ‘하늘에서 내려온 한 줄기 빛’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표범의 이름이다.
▲ 이용철 대표와 고양이 삼남매. 이용철 대표도 3묘 집사다. 흰둥이는 라카디마, 한 눈이 없는 아이는 헤라, 통통한 아이는 토르다. 라카디마는 보츠와나 오카방고 언어로 ‘하늘에서 내려온 한 줄기 빛’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표범의 이름이다.

 


■ 이용철 대표님 및 커뮤니티 <길고양이 친구들> 소개 부탁. 고양이에게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 커뮤니티 운영 동기, 연혁, 주요활동 등.

- 길고양이 친구들>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 또는 길고양이에게 연민을 갖는 사람들을 뜻함과 동시에 길고양이와 그들을 돌보는 커뮤니티다.

 

국내에 토종 길고양이는 없다. 삵 또는 살쾡이라고 하는 고양이보다 좀 더 큰 고양잇과 동물이 살고 있을 뿐이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고양이를 들여와 같이 지내왔다. 길고양이와 집고양이는 구분이 없다. 길에서 보는 길고양이는 물론 그 길고양이의 어미 혹은 그 어미의 어미는 어느 집 따뜻한 아랫목에서 지내던 집고양이였다. 이러한 집고양이가 유기, 가출 또는 외출을 해 낳은 1대 이상의 새끼가 길고양이다. 고양이는 완전한 복종을 하지 않으며 집을 나가 인간과의 유대가 끊어지게 되면 야생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영문으로는 ‘Feral Cat(야생고양이)’이라고 부른다. 야생화하는 고양이라는 뜻이다. 고양이의 습성상 먹기 쉬운 것부터 먹기 때문에 가장 찾아 먹기 쉬운 음식물 쓰레기를 먹기 위해 도심이나 민가의 주변에서 서식하게 된다. 음식물 쓰레기 > 곤충류 > 설치류 > 조류 순으로 먹이를 찾게 되는 것이다. 도심에는 인간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기 때문에 고양이는 주로 도심에서 서식하는 것이고 이것이 길고양이다.

 

결국 길고양이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인간의 책임이지만 2008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조차도 민원에 의해 길고양이를 살처분했다. 보기 싫다거나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잡혀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던 것이다. 지금도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살처분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 길고양이의 생은 길지도 편하지도 않다.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란 것은 대부분 짜고 매운 것이 주종이기 때문에 신장이 약한 고양이에게는 독약과도 같다. 살기 위해 ‘독약’을 먹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길고양이 평균수명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30% 정도 짧다. 또 이러한 것들을 먹은 어미의 젖을 먹는 새끼들은 대부분 영양실조로 죽어간다. 1살 이상으로 성장하는 새끼고양이는 10% 미만이다. 고양이는 포식동물이기 때문에 성체까지 많은 개체가 살아남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자연의 섭리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그것보다는 기아와 질병에 의해 1살 전에 대부분은 죽게 된다.

 

<길고양이 친구들>은 이러한 길고양이들을 위한 작은 배려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커뮤니티다. 길고양이, 길봄이(길고양이 돌보는 사람), 길고양이에게 연민을 느끼는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나누고 돕는 곳이다.

 

우리 동네에 길고양이가 있다면 그것은 어느 집에서 고양이가 유기 가출 외출 중이라는 것이고 길고양이가 머물고 있다면 그것은 어느 곳에선가 무단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먹기 위해 고양이가 정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이유로 발생하고 정착한 길고양이들은 나름 도심 생태계를 형성하며 생태조절자 역할도 하고 있다. 길고양이가 일시에 사라진다면 미국 뉴욕의 경우처럼 쥐들의 천국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길고양이 TNR(Trap-Neuter-Return 길고양이 개체 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길고양이를 인도적인 방법으로 포획해 중성화수술 후 원래 포획한 장소에 풀어주는 활동)이 시행되기 전에는 살처분이 이어졌고 그 결과 서울시 종로구는 2009년 쥐잡기 운동을 한 적이 있다. 소련의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양이의 오줌이 쥐의 번식을 억제한다고 한다. 현재 도심은 쥐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하로 숨어든 것이다. 길고양이가 없어진다면 뉴욕처럼 과거의 서울 종로구처럼 될 것이다. 길고양이 보호는 동물운동인 동시에 도심의 생태환경운동인 것이다.

 

<길고양이 친구들>은 종차별 없는 동물보호운동을 지향한다. 반려동물이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면, 또 길고양이가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면 가축동물, 모피동물, 실험동물, 전시동물, 사역동물(인간을 위해 일하는 동물)에게도 연민과 관심을 가져 주셨음 한다. 아무렇게나 죽어도 되는 생명은 없다. 또 인간만이 지구상 유일한 생명이 아니다. 모든 동물은 고통을 느끼는 존재로 지구상에서 생명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공장의 화재로 쉬게 되면서 공장 주변의 길고양이들을 알게 됐고 그들 중 어린 고양이를 집으로 들이게 되면서 길고양이 관련 자료를 검색하게 됐다. 그를 통해 ‘한국고양이보호협회’를 알게 되고 길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06년 이후 동물단체의 회원으로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대표로 활동을 하면서 단체가 많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서로 매칭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더욱이 길봄이 모임(캣맘 모임)이 산재하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길봄이들이 많음에도 서로 연결되지 않고 각자 고립돼 활동하는 것을 보고 개인사정으로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대표를 그만둔 후 <길고양이 친구들>과 같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을 고심했다.

 

<길고양이 친구들>은 2013년 만들어진 페이스북 그룹 커뮤니티다. 무엇을 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회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커뮤니티다. 총 9명의 운영위원이 24시간 글과 댓글 관리를 기본으로 안내데스크의 역할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업무다. 길고양이와 길봄이들의 필요에 의해 여러 연계그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길친후원모금’은 길고양이 치료 등을 위해 만든 모금그룹으로 개개인이 구조한 길고양이의 치료비 모금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모금은 개인이 하지만 모금을 <길고양이 친구들>에 올리기 위해서는 관련 사진과 병원진료 관련 자료 등을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자료를 만들어 모금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길고양이 친구들>은 모금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승인되지 않은 모금은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 외 ‘길친입양임보’, ‘길친물품후원’, ‘길친착한가게’ ‘길친묘한플리마켓’ 등의 그룹이 있다.

 

 

■ 국내에선 아직 고양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떼로 죽여 판매하거나 이유 없이 죽이는 경우도 있다. 관련 견해 어떠하신지.

- 2010년 겨울 길고양이 포획 도살 유통을 하는 업자를 추적하며 한 달 동안 모란시장에서 잠복했었다. 도살장과 도살장비, 포획장비를 모두 신고해 압수도 했지만 유통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벌금 50만 원의 처분만 받은 사건이었다. 수백 수천 마리 길고양이를 포획 도살해도 벌금 50만 원에 그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동물보호법이 약해서 그렇다기보다는 농축산부와 검찰 경찰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동물을 학대하고 살해하는 행위는 관용보다는 엄격한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이용철 '길고양이 친구들' 커뮤니티 대표/ 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대표. 그는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직장의 화재로 쉬게 되면서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 이용철 '길고양이 친구들' 커뮤니티 대표/ 전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대표. 그는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직장의 화재로 쉬게 되면서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 고양이는 개와 달리 흔히 이르는 ‘집사’를 선택한다고 한다. 반면 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선택에 의해 길들게 된다. 개에게는 일명 ‘집사(사람)’ 선택권이 적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관련 견해 어떠하신지. 또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라면.

- 3묘 ‘집사’다. 첫째 아들 ‘라카디마’는 예전 밥 주던 곳에서 구조했고 둘째 딸 ‘헤라’는 군산의 애니멀 호더에게서 구조한 개들 중 끼어 있던 유일한 고양이였다. 막내아들 ‘토르’는 고양이 쉼터 <해피캣>을 같이 운영하는 동생을 졸졸 따라와 입양하게 됐다. 라카디마는 보츠와나 오카방고 언어로 ‘하늘에서 내려온 한 줄기 빛’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표범의 이름이다.

 

반려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딱 한 가지다. 반려동물은 ‘가족’이라는 것.

 

2007년 문을 연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고양이 쉼터 '해피캣'에서 고양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2007년 문을 연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고양이 쉼터 '해피캣'에서 고양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서울에 고양이 쉼터 <고양이 삶터 해피캣>을 운영하신다고 안다. 쉼터는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 <해피캣>은 2007년 문을 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길고양이 보호소다. 당시 서울시 위탁보호소에 잡혀가 살처분을 기다리던 길고양이를 데리고 나와 재방사를 하던 사람들이 내분이 생겨 한꺼번에 데리고 나온 100여 마리를 방사하지 못하게 되면서 만들어진 곳으로 75마리의 길고양이로 시작했다.

 

지금은 여러 이유로 일반 입소는 안 받고 다쳐서 동물병원 치료 후 불구가 됐거나 나이가 많아 재방사가 불가능한 길고양이만을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 간혹 길고양이를 돌본다면서 어미가 주변에 있는데도 일단 사람의 집으로 데려가는 경우가 있다. 길고양이 구조할 때 주의할 점이라면. 자칫 사람 때문에 고양이 가족이 생이별하는 수도 있을 듯한데.

- 고양이는 생후 한 달령에 사료를 먹기 시작하고 이때부터 형제들과 장난을 치며 고양이로의 삶을 배운다. 7주령에는 학습능력이 생기면서 어미로부터 교육을 받게 되지만 3개월령부터는 어미가 재발정이 나면서 떠나거나 내치게 된다. 같이 있으면 새로 태어난 새끼들이 젖을 먹지 못해 죽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소 8주 정도는 어미와 같이 생활하는 것이 좋다. 다만 길고양이 생활이라는 것이 생후 1년을 넘기는 개체가 10% 미만이다.

 

/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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