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창 대표 “항상 나누는 마음으로 봉사해 나갈 것”
여란 김은비 선생 내달 인사동 초대전 준비로 분주한 일정에도 “적극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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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농아인협회 오산지부(지부장 김미옥)가 앞선 15일 2022 ‘너도나도 신나는 알밤줍기’ 체험을 충남 공주시 정안면 대산리 ‘밤농장’에서 진행했다. 이 행사는 이원창 대표(황제오리 오산본점)와 여란 김은비 선생의 후원으로 이뤄졌으며 2019년 시행 후 올해로 4회째다.
이원창 대표의 고향 친구 임원길 씨의 장소 제공으로 밤줍기는 이뤄졌다. 임원길 씨는 “체험 오는 일행들을 위해 사흘간 밤을 줍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씨는 체험단 도착 전부터 농장 입구에 미리 나와 서서 기다림은 물론이요, 안전한 길(루트) 및 밤이 많은 장소 안내도 도맡았다. 또 손수 밤을 주워 일행들에게 꼬박꼬박 나눠 주기도 했다.
이원창 대표는, 두 분이 몇 년 지기냐는 질문에 “이 동네에서 내가 태어났는데 바로 다음해에 저 친구가 기분 나쁘다며 따라 나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반세기를 넘긴 우정이다.
올해도 역시 원활한 행사 진행에 오산농아인협회 임직원과 배재만 오산시 수어통역센터 실장을 비롯한 센터 직원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원만한 ‘의사소통’을 도왔고, 일사분란하게 출발 준비부터 인원 확인, 식사 자리 마련과 음식 배분 등 많은 일을 척척 해냈다. 머문 자리가 깨끗하도록 말끔한 뒷정리까지도.
충남 공주시 특산품으로 유명한 공주 밤은 약 2천 년 역사를 자랑한다고 알려졌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지리지에는 공주지역이 밤나무 심기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기록이 있으며 정안면 곳곳에는 수령이 100년이 넘는 밤나무가 있어 밤 재배의 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또 공주 밤에는 포도당, 단백질, 비타민 등 영양분과 인체에 필요한 무기질이 풍부해 강장식품으로 인기가 있고 녹말이나 당질을 잘 분해해주는 비타민 B1의 함량이 높아 피로 해소, 감기 예방 및 여성의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이원창 대표는 2019년부터 매해 경기농아인협회 오산지부가 위치한 오산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체험농장이 있는 공주 대산리까지 관광버스 등 교통수단을 자비로 대절하고, 점심으로 각종 음료 떡 김밥 등의 풍성한 먹거리를 손수 마련한다. 남은 떡은 모조리 일일이 포장해 나눠준다.
이 대표의 부인(夫人) 여란 김은비 선생은 내달 10월 인사동 초대전으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참석해 여러 손 가는 일을 도왔다. 이 날도 새벽 4시에 일어나 무려 네 시간 글을 쓰고 왔다고. 그럼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방긋방긋 웃으며 정성 어린 친절과 수고를 보였다.
참가자 중 한 어르신은 일행 전원에게 몸에 좋은 두유를 전달했고, 김명철 전 오산시의원은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모두에게 제공했다.
김명철 전 오산시의원은 앞선 지선 후 지역 내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신청을 해놓은 상태이고, 그간 하지 못했던 등산 등의 여가 활동도 더러 하고 있다고 간단 근황을 전했다. 또 “(선거에서) 떨어졌지만 여러분들을 위한 일이면 함께 하겠다”고 잠시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이 날은 20여 명의 일행이 밤줍기 체험에 참가했다. 그 중에는 초3 학생도 있었는데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하고 왔다고 한다. 가족 단위 참가자, 어린이 참가자 등도 눈에 띄었다.
이원창 대표는 행사 전후 안전 주의, 밤 줍는 요령과 손쉽게 껍질 제거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세세하게 전달했다.
이 대표는 “봉사는 속죄 같기도 숙제 같기도 한 일”이라며 “누구나 그렇듯 (자신의 경제력이) 남아 봉사를 한다기보다는, 한 사회 구성원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에 (봉사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원창 대표와 임원길 씨가 안내하는 장소로 이동하며 저마다 원하는 만큼의 밤을 양껏 주웠다. 날씨는 청명했고 간혹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와 산길을 거니는 이들의 땀을 식혀 주었다. 밤도 줍고 운동도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으리.
최근 한국수어에의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농인은 장애인이 아니라 수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주장을 종종 접하게 된다고 한다. 스스로를 ‘수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언어적 소수자다’라는 주장을 제기하는 농인들이 있다는 것. 농인이 경험하는 장애는 들리지 않는다는 신체적 장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수어를 모르는 청인과 관계할 때 그 사회적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매해 개최되는 오산농아인협회 밤줍기 행사는 단순한 ‘열매 수집’이 아닌 ‘소수의 언어 사용자’와 ‘다수의 일반적 언어 사용자’의 선구적 화합의 장이라 봐도 무방할 듯하다.
*한국수어교원 양성용 교재-농문화와 농사회 “한국 농사회의 이해”, 국립국어원, 2017.
/ 이영주 기자
http://whynews.co.kr/news/article.html?no=9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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