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이영주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 진(秦 B.C. 221-207)나라 진 왕조의 개국황제 진시황은 13세에 왕위에 올라 39세에 자신을 황제라 칭했다. 총 37년의 재위기간 동안 토지제도와 법령 재정비, 화폐통일, 만리장성 축조, 문자제정 등의 공을 세웠지만 분서갱유, 호화로운 아방궁 조성 등 폭정의 모습도 보였다. 그가 특히 유명한 것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로장생의 꿈을 안고 명한 불로초를 구하려 했다는 점에서다. 일설에는 우리나라 경남 거제 해금강까지도 장생불로약을 찾는 그의 사신들이 왔었다 하니 영생을 향한 그의 열망을 알 듯도 하다. 실상 그는 채 쉰도 안 된 나이 마흔아홉에 생을 마감했다. 그의 통일 왕조마저도 불과 15년의 짧은 시간 안에 반란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정치(政治)의 정사 정政의 부수*는 칠 복(攵)으로 여기에는 ‘치다, 때리다, 채찍질하다’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같은 부수를 사용하는 한자는 교육(敎育)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부수로는 아니지만, 칠 복이 들어간 다른 글자는 목장(牧場)이 있다.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22년 3월 9일 실시 예정인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두고 정국이 연일 뜨겁다. 여야의 대표적인 후보자들은 준비한 정책과 전략으로 민심잡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0월 10일 3차 선거인단 투표결과를 발표하고, 야당 국민의힘은 후보 최종결과 발표일을 11월초로 예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선거전에서 눈에 띄는 점은 앞선 4.7재보궐선거에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도시라 일컬어지는 서울과 부산에서 참패한 민주당의 초반 MZ세대**의 ‘표심’잡기였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는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고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부정적인 반응이 더 크고 ‘여가를 갖는 것’을 ‘수입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중히 여긴다고 서울시는 분석한 바 있다.
MZ세대와 더불어서 성숙한 시민의식도 이들의 전략 레이더망에 포착될 듯하다. 이를테면 수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 자율적 의사 존중, 평등에의 지향 확대, 열린 자세 등이다. 더 이상 권위적인 정치행태, ‘투명하지 않은’ 국정운영 등은 시민에게 발붙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의제에서 국민과 대표자의 관계에 따른 법정 대표설을 주창한 독일 공법학자 옐리네크에 의하면 국민은 선거를 통해 의회를 조직하는 “제1차 국가기관”이다. 또 프랑스의 정치학자 몽케스키외는 “권력을 가진 자는 그 권력을 남용하려 한다는 것이 영원한 경험법칙”이라고 했다. 로마 제정시대 정치가 세네카는 <행복론>에서 “인간이 있는 곳에는 어디서나 특권에 대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서양의 격언이 아닌 동양의 태극(太極) 이론에서도 순환의 원리는 찾아볼 수 있다. 태극은 클 태太에 다할 극極을 쓰는데, 이는 큰 것이 다하면 다른 것이 움튼다고 해석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여름의 정점인 하지가 곧 겨울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달도 차면 기울고 열흘 붉은 꽃은 없다(花無十日紅)는 표현으로 태극의 원리를 보충한다.
삼권분립 체제에서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권력의 최정점이라면, 또 중임제가 실현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5년 단임제로 그 임기가 끝이라면, 권좌는 곧 매매가 아닌 임대요, 대통령이 된 시점이 태극이고, 곧 권력의 마지막은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요즘은 초등학생도 다 안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이로써 권력의 실제 주인은 ‘모든 국민’임을 임기 내내 잊지 말고 부디 ‘통치하지만 군림하지 않는’ 수장을 고대하는 바이다.
*부수(部首): 한자를 정리·배열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 한자를 글자마다 구성 요소를 추출하고 그 중에서 뜻 부분이 비슷한 것을 모아 공통되는 뜻 부분이 있는 모습을 색인에 내어 부수로 삼음.
**MZ세대: 1980-1994년 생(2020년 기준 26-40세)을 일컫는 ‘M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 생(2020년 기준 16-25세)을 뜻하는 ‘Z세대’를 합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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