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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낙연과 이재명

와이뉴스 2020. 9. 30. 23:29

 

 

 

 

 

 

 

 

 

 

 

 

 

 

 

- 편집국장 이영주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쓸 수 없듯이 무슨 일이든 순서와 절차에 맞게 차근차근 가는 것이 실상 가장 빠른 길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초반 이낙연 대표를 앞섰던 이재명 지사는 앞선 29일 발표된 결과에서 각 2.1%p 1.9%p 내려가 다소의 하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더민주 대권 적합도 1위가 이낙연 대표고 개인별 호감도 1위는 이재명 지사라는 결과도 나왔다.

 

2022년 3월 9일 예정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두 차기 주자의 당내 접전이 예상되는 측면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언론인 출신으로 제16, 17, 18, 19대 총 4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또 전라남도지사, 국무총리에 이어 앞선 8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당선됐다. 총리 시절 보여준 카리스마와 진중함이 어필했다는 평이 있다.

 

이재명 지사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인권변호사 활동, 경기도 성남시장 재임, 경기도지사 등으로 활동했고 제19대 대선 더민주당 경선 후보였다. 특히 성남시장 시절 청소년 무료 교복, 청년 배당 등 진보적인 정책을 보여왔고 경기도지사로서는 경기도 기본소득 입안 등의 성과를 보여왔다. 이재명 지사의 이 같은 정책들은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실현되기 다소 어려운 선진적인 행보로 호평을 받는다.

 

두 주자는 모두 법학도 출신으로 이낙연 대표의 경우 전남 영광 가난한 농부 집안에서 7남매 중 장남 출생으로 전해진다. 초교 6년 때 담임 교사가 일찍이 그의 총명함을 알아봐 이 대표의 부모님을 설득해 광주로 중학교를 보냈고 농사일과 채소장사 등 모친의 헌신적 뒷바라지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시절 하숙비를 내지 못해 친구, 선배 자취방을 전전하면서 살았다는 스토리도 전해진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초졸 성남공단 소년공 출신이 사시에 합격한 소위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로 노동자 인권변호사였고 초등학교 졸업 후 돈을 모으기 위해 공장에 취직해 그곳에서 프레스기에 팔이 들어가 왼팔이 으스러져 공장의 화학물품과 폭력을 휘두르던 작업 반장 때문에 후각 장애와 부분 청각 장애도 얻었다고 전해진다. 대학은 이후 검정고시들을 패스하고 장학금으로 간 것이라고.

 

이상에서와 같이 두 예상 후보들의 라이프 스토리가 어느 정도 감동을 주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특히나 이 지사의 경우 성남시장 시절 무상교복 시행을 두고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적은 분야의 예산을 절약했고 이로써 시행이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아울러 이낙연 대표는 언론사 재임 시절부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고 이후 정계에 입문하게 됐다고.

 

2017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이낙연 대표는 동아일보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홍보성 기사를 여럿 작성했다는 지적에 “떳떳하지 않고 부끄럽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7년 4월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긍정평가에서는 59.75로 2위를 차지했다. 그의 총리 입문에 여론은 대체로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 미디어에서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7.1% 정도가 총리 임명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72.4%가 인준을 찬성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2020년 8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당선됨으로써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정석 루트를 밟은 셈이라는 평이 대세다.

 

당내 경선을 떠나서, 두 후보가 대선주자로서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일단 두 예상후보 모두 진보진영이라는 점이다. 아직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이 현존하고 코로나 비상 시국에도 태극기 집회를 개최하려는 보수층이 대한민국의 투표권자로 존재한다. 그들의 표를 어떻게 끌어안느냐가 이 둘의 첫 번째 산맥이 될 것이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성남시장 시절 보수색을 띤 시민단체와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이며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판단할 수도 있지만, 실상 그가 국민의 눈에 띄게 된 계기가 최순실 계이트에서의 사이다 발언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이 사안은 그리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더불어 경제 문제 해결이다. 두 주자가 펼칠 공약들에서 예산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측이 분명 나타날 것이고 또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검증 절차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 안보 문제다. 근래 발생한 사건으로 남북 문제가 다시 경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의 수장으로서 이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후보만이 진정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낙연 대표의 경우 민주당의 ‘사고’들이 복병이 될 수 있다.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고 이는 광역 지방 단체 의회에서도 대동소이한 모습으로 연결됐다. 권력을 가지면 본성이 드러난다는 인도 철학자 간디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이후 민주당 내에서의 사건 사고들은 이 대표의 발목을 잡을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사건사고를 어떻게 단도리하느냐가 이 대표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는 명확한 입장과 주관, 뚜렷한 원칙과 가치, 강력한 실행력과 추진력, 활발한 소통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정치성향과 태도를 바꾸지 않은 채 일관된 행보를 걸어왔다는 점, 높은 공약이행률도 장점으로 지목된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강점에 못지않게 수많은 ‘논란’들이 따라붙는다. 여배우 스캔들, 공무원자격사칭,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공표죄, 논문표절, 모 대학 비하 발언, 가족 욕설 논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학 비하 발언과 관련 해명 중 “국정원이 내게 많은 공격을 하고 있는데 이 논문에 관련된 문제도 국정원이 한 짓”이라며 “국정원에서 지역과 대학을 담당하는 사람이 학교에 가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모든 것들을 제로화하고 현시점에서만 보더라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원심 파기 판결을 받고 앞선 21일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치렀으며 오는 10월 16일 선고기일을 앞두고 있다. 전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법정 출두를 이미 질리도록 봐 온 시민들에게 이 점은 피로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아직 대선은 16개월여 남았다. 이후 같은 해 치러지는 지선과 2024년 22대 총선에 따라 재도전 기회가 부여될지도 지켜봐야 알 일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빠르고 그래야 빠르다. 상황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이 급하게, 서두르게 돼 있다. 민족 대명절 한가위에 가족과의 상봉도 미룰 정도로 위중한 코로나 시국에,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신음하며 눈물 흘리는 이 시점에, 가장 급한 것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파악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더 ‘빨리’ 대선주자로 선점될 수 있음은 말해 입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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